나의 모퉁이를 드러내는 기분이라 아무도 읽지 않았으면 하지만, 그와 동시에 그 모퉁이를 세상 밖으로 내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.
<빵칼의 일기 - 누군가의 시4> 겨우 빵 조각을 자를 수 있게 된 빵칼의 일기, 가장 개인적인 시집. 사실 생각 다발에 가까운 글이지만 나의 이십대를 관통한다는 점, 고통을 글로 배출한다는 점에서 누군가의 시가 되었다.
모순을 인간화하면 내가 아닐까 싶다. 세상 모든 게 애증이다.
미워하지만 사랑하고, 사랑하지만 미워한다. 그리고 그런 나를 오랫동안 증오해왔다.
하지만 마냥 사랑하지만도 미워하지만도 못 하는 나를 이젠 받아들이기로 하였다.
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. 그래서 오래된 사진처럼 빛바랜 씁쓸함이 감돌지만, 그와 동시에 나는 ‘그럼에도 불구하고’를 품는다.